쌀값 폭락, 밥상 위태롭지만 화성쌀 ‘햇살드리’로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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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폭락, 밥상 위태롭지만 화성쌀 ‘햇살드리’로 돌파
  • 행정신문
  • 승인 2015.04.28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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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쌀, 우리 농산물 대신 자몽이나 바나나만 먹고 살 수 있나요”

 

 
계속되는 쌀 소비감소와 판매부진으로 산지 쌀값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6만원 붕괴라는 위기에 처했다. 관련해서 FTA로 인한 시장개방 압력, 소비감소로 불거진 수급 불균형, 농업과 농촌의 생산기반 붕괴, 식량산업 위기 등이 이슈로 떠오른 지 오래다. 정부와 지자체가 나서 쌀소비 촉진운동을 펼치기도 하지만, 돌파구를 찾기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쌀은 우리 밥상에서 현재도, 또 앞으로도 건재한 ‘주식’임에는 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진부한 표현이지만, 밥심은 여전히 우리 식생활의 뿌리이기 때문이다.
 
화성쌀 ‘햇살드리’ 맛 보셨나요
 
쌀이 남아돈다고 하고 쌀에 대한 관심이 적다 해도, 막상 마트 곡물코너에서는 질 좋고 맛 좋은 쌀을 사기 위한 진풍경을 일상적으로 볼 수 있다. 지역별 농수산물 브랜드가 농어촌의 자구책으로 부상한 요즘, 경기도에서는 이천이나 여주쌀 못지않게 화성 쌀이 인기다.
화성시 대표 쌀 공동브랜드 ‘햇살드리’를 생산하고 있는 독정미곡종합처리장 (www.janganrice.net) 배선빈 대표는 화성시 농업기술센터의 영농지도를 통해 최고급 경기미를 생산하고 있다. 배 대표 곁에서 전자상거래를 담당하는 부인 김미혜씨는 화성시 사이버농업인 연구회장으로 화성농업의 선진화와 정보화를 견인하고 있다.
햇살 드리운 봄날, 독정RPC를 찾았다.
 
가족의 힘으로 연간 8천톤 벼가 햅쌀로 거듭나는 독정RPC
 
드넓은 평야에 자리 잡은 독정RPC 규모에 입이 딱 벌어졌다. RPC(Rice Processing Complex)는 미곡종합처리장을 일컫는 말이다. 벼를 수확한 후 건조, 저장, 도정, 검사, 판매 등의 모든 제반과정을 개별농가 단위가 아닌 대단위 자동화 과정으로 일괄 처리하는 시설이다. 이는 농촌 노동력의 절감, 미곡손실의 감소, 비용절감, 미질향상 및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데 근본 목적이 있다. 또, 벼 매입기능 확충과 고품질의 지역 특산미를 공급하고 산지 쌀 유통의 중심체로 육성하기 위한 것이다. 덕분에 농민은 미곡종합처리장에 논에서 바로 수확한 벼를 넘기면 고된 한해 농사에서 손을 뗄 수 있다.
독정RPC는 국내 240여 개 미곡처리장 중 규모 면에서 중간 수준이라는 게 배 대표의 설명이다. 연매출 130억원. 하루 32톤, 연간 8천톤의 벼가 이곳에서 가족과 직원 등 11명의 까다로운 도정을 거쳐 햇살드리 등 브랜드쌀로 재탄생한다.
햇살드리의 경우 화성시 공동 브랜드인 만큼 시 차원의 RPC별 품질관리도 엄격하다. 배 대표는 화성에서는 민간RPC와 농협RPC를 비슷한 조건에서 지원해 주기 때문에 민간RPC 환경이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 설명한다. 엄격한 품질관리를 거치기 때문에 그는 햇살드리가 이천, 여주쌀 보다 단연 맛있다고 자부한다.
배 대표의 부친 배병희 회장은 1983년부터 지금의 독정RPC 모체가 된 쌀도정사업을 시작했다. 부친은 일찌감치 도정사업에서 먼 미래를 그려 자동화 시설을 갖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에 정미소 시설확장을 추진했고, 2003년도에 민간자체조성RPC 승인을 받았다. 장남인 그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뒤부터 아버지를 도와 일찌감치 도정작업의 중요성에 눈을 떴고, 4형제가 차례로 가업에 뛰어들었다. 여든을 넘긴 부친은 지금도 논과 RPC를 한 번씩 휘이 돌며 그 해 쌀의 품질을 가늠한다. 그렇다고 독정RPC가 도정만 하는 것은 아니다. 사형제 중 셋째는 3만평 부지에 직접 쌀농사를 지으며 농민들의 입장을 체감하고 소통의 매개역할을 맡고 있다.
 
“스마트폰이 농기계나 마트도 대신하는 시대,
전자상거래 규모는 작지만, 가능성 봐야죠”
 
독정RPC의 전체 연 매출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2억원 수준이다. 관점에 따라서는 소소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덕분에 전자상거래를 통해 제주도 등 도서산간 할 것 없이 타 지역에서도 화성 쌀을 맛볼 수 있게 됐다. 부인 김미혜씨는 독정RPC 제품뿐 아니라 2004년 화성시 사이버농업인연구회를 발족시켜 화성시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는 홍보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모두가 갸우뚱 할 때 뚝심 있게 밀어붙인 김미혜 씨는 장기적으로 독정RPC와 화성시 농산물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전자상거래만한 홍보수단이 없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쌀이 남아도는 상황? 우리 쌀로 만든 김밥 드세요!
 
“김밥 가격이 어떻게 천원, 천오백원 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모두 수입쌀로 만들었기 때문이죠. 그나마 최근에는 브랜드 김밥체인에서 고급화를 선언하며 국내산 쌀을 쓰기 시작했어요. 물론 가격차가 2배에 달하지만 맛은 비교할 수 없죠.”
현재 방송통신대학 농학과에서 만학의 즐거움을 만끽중인 김미혜씨는 ‘ 농업에 정책지원금을 쏟아 붓지만, 정작 농산물은 싸지 않다’고 푸념하는 학생이나 소비자들을 만나면 안타깝다고 토로한다.
“국가에서 지원금을 그냥 퍼 주겠습니까. 장기적으로 농업이 소중하니까 살리기 위해 주는 것 아닐까요? 소비자들은 세금이 아깝다 운운하지만, 정작 우리는 수입하지 않은 쌀, 맛있는 쌀, 농약을 주지 않은 쌀을 원하지 않느냐”고 되묻는다.
우리 쌀, 우리 농산물 대신 수입 바나나나 자몽, 오렌지만 먹고 살수 있느냐고 덧붙인다.
김씨는 “농업은 정부보다 국민이 살려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돼야만 지탱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세금 아깝다 해도 결국 소비자는 좋은 쌀 찾아∙∙∙
품질개발 통한 특별미 개발해 소비자 입맛부터 잡을 것
 
“식량자급률이 낮은데 쌀은 남아도는 상황에서 어떤 분들은 수요에 맞게 공급하
면 될 것 아니냔 조언을 하시죠. 그런데 70~80대 어른들은 아직까지 논을 놀리
는 것을 죄악시 하세요. 변화를 받아들이는 50~60대만 해도 생각이 조금 달라요. 앞으로는 밥맛 좋은, 품질이 뛰어난 쌀로 승부하는 수 밖에 없어요.”
그저 맛있는 밥상을 바라는 부부의 바람은 소박하다. 특별미를 개발해 차지고 맛좋은 밥상을 널리 전파하고, 전자상거래 시스템을 안착해 화성시 농가와 전국 소비자간 소통의 물꼬를 트겠다는 것이다. 두 부부의 밥상 철학에 슬슬 군침이 돈다. 이번 주말에는 화성쌀 햇살드리를 맛봐야 겠다.
취재 화성특별취재팀

 

쌀값하락, 근본대책마련 시급하다.

 
정부와 지자체가 쌀 소비촉진책을 강구하고 있음에도 최근 산지 쌀값이 지난해
보다 7%가량 하락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5일 기준 농업인들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생각했던 80kg
한 가마니당 쌀값 16만원선이 무너졌다. 하락추세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
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쌀값 하락의 주요인은 쌀 소비량은 주는데 공급량은 늘기 때문이다. 국내 생산량
에 수입물량까지 더해져 공급과잉을 초래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생산농가들의 피
해는 더욱 커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그렇다고 장기적으로 쌀 농사에서 손을 뗄
수도 없는 노릇이다.
4월 22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가 정부의 쌀 6만 톤에 대한 시장격
리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으나,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쌀 소비 교육 및 홍보 확대, 쌀 가공식품 수출 증대, 가공용 쌀 계약
재배 확대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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