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IB와 일본 ADB간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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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AIIB와 일본 ADB간 힘겨루기
  • 행정신문
  • 승인 2015.04.2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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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ㆍ압박 병행전략으로 대응하다

국제외교관계에서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아군도 없다. 중국 시진핑 주석이 인도 자카르타에서 열린 반둥회의에서 일본 아베총리와 손을 맞잡았다. 그동안 아베정권의 우익행보에 대해 중국과 우리나라가 공조체제를 구축했다고 여겼는데 다소 의외다. 아마도 시진핑 주석은 명분보다 실리를 챙기는 방향으로 가지 않았나 싶다. 
시진핑 주석이 아베 총리와 만났을 때에 양국 정상의 표정을 두고 일희일비하지만, 국제외교현장에서는 겉으로는 웃고 있어도 마음 속에는 칼을 품고 있을 수도 있다. 중국은 이번에는 뭔가 전술적인 변화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결론적으로 대화를 하지 않은채 압박만 일삼는 중일관계보다는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는 전략을 세운 것이 아닌가 싶다.
실제로 시진핑 주석은 아베 총리의 말을 들어보겠다고 했고, 관계개선의 의지가 있는 것으로 흘러나왔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일본과 관계개선 의지가 있는지”여부에 대한 답변에서 ‘분명한 관계개선’ 의지를 밝혔다. 역사문제는 압박을 하는 가운데 대화를 병행하는 전술로 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중국 입장에서 일본에 가장 필요로 하는 측면은 무엇인가. 지금 중국은 아시아인프라 투자은행(AIIB)과 연계된 일대일로(一?一路:육ㆍ해상) 실크로드 정책이 있다. 이에 일본은 기존의 아시아개발은행(ADB)을 주도하면서 중국의 AIIB는 기존의 ADB기능과 중복되면서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비판을 해왔다.
하지만 중국은 AIIB는 ADB가 하지 못하는 기능을 보완하는 것이라고 항변한다. 이렇게 양기구가 힘겨루기를 하는 동안 AIIB가 흥행에 상당히 성공했다. 여기에 유럽국가들이 가입하자 일본 또한 들어가려하고 있다. 이를 중국입장에서 본다면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고 이어 ADB라는 아시아 개발은행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일본의 AIIB에의 동참은 또 다른 국제금융기구로 인정을 받으면서 새로운 성공적인 출범으로 가는 실리를 찾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중국은 반둥회의에서 지난 1955년부터 제3세계 운동을 시작하면서 아시아ㆍ아프리카의 저개발국가에 상당한 영향력과 상당한 금전지원을 하고 있다. 이런 부분에서 일본과 반목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또한 상당히 좋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일본이 AIIB에 들어오면서 정통성을 살릴 계기가 마련된 셈이다.

일대일로(一?一路:육ㆍ해상) 실크로드 정책

일대일로에서 육상 실크로드는 서안에서 중앙아시아ㆍ독일 디스부르크ㆍ네델란드 노테르담ㆍ도버해협을 거쳐 이탈리아 베니스로 돌아오는 육상경제 협력지대를 말한다. 그리고 해상실크로드는 중국의 해안가를 출발해 동남아, 인도양을 돌아서 케냐의 나이로비, 아라비아 반도, 그리스 아테네를 도는 코스다. 이 정책은 결국 전 세계적인 중국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주로 이 지역에 대한 인프라 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이를 통해 경제번영과 인류공영에 기여하겠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이를 좀 더 깊숙이 들어가면 경제적인 의미로는 4조원에 달하는 보유외환을 효율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AIIB나 NDB(New Development Bank)에 투자해 중국내에서 찾기 힘든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서쪽으로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그리고 정치적으로 태평양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미일동맹이라는 커다란 산이 가로막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중앙아시아나 멀리 있는 지역으로 방향을 잡아 미국의 힘의 공백을 메우려는 정치적 의도가 읽힌다. 따라서 일대일로는 기본적으로 경제적 의미를 갖지만 정치적 의미 또한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인프라 개발을 위해서는 자금이 필요하기에 이를 아시아 지역에서는 AIIB를 통해서 하겠다는 것이 중국의 전체적인 전략구도다.
결국 AIIB에 일본을 참가시키는 것이 중요하기에 현재 일본과 관계개선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국민들의 높은 반일감정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한중일 3국 모두 서구제국주의 열강의 침략을 받았다. 이런 와중에 일본은 메이지 유신을 통해 개혁했고 이후 군국주의 세력으로 바꿔 우리나라를 식민지배하고 중국까지 침략했다. 그러면서 역사적으로 아주 잔악한 패륜행위를 저질렀다. 최근에 중국이 부상하는데 대응해 일본은 미국을 등에 업고 중국을 견제하는 첨병 역할을 하면서 자국의 입김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본은 과거 역사에 대해 한치의 반성도 없이 숙명적인 경쟁자 개념을 가진 데 더하여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을 지원을 받으며 밀어붙이기식의 우경화 전략을 펴고 있어 국민감정은 좋지 않다. 문제는 시진핑 정부가 일본과 개선을 하겠다고 해도 여론이 좋지 않고 역사문제에 대해서도 더 이상 타협이 없다며 마지노선을 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진핑 지도부는 전략ㆍ전술적으로 개선하려는 것으로 보이기에 궁극전 개선은 어렵지만 국민감정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영토와 현실적 경제문제의 분리 대응

중국과 일본은 센카쿠 열도(져의다오) 문제로 영토분쟁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아베총리는 “침략과 무력행사에 의해 타국 영토보전과 정치적 중립을 침해하지 않겠으며, 또한 국제분쟁은 평화적으로 해결하자”는 원론적인 연설을 했다. 중일관계가 크게 악화된 것은 지난 2012년 9월 일본의 센카쿠 열도 국유화 선언으로 발단이 됐다. 이를 통해 양국은 군사대치를 하고 있는 상황으로 한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중국은 현상을 바라보면서 영토문제와 현실경제 문제를 나름대로 분리하면서 대응하고 있다.
이번 경제협력지대 구성을 통해 중일관계가 개선된다고 보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가지고 있는 갈등문제도 있고, 시진핑이 강조한대로 양국관계의 기초문제는 역사문제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일본의 사죄나 사과가 없으면 우리는 한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한다는 중국의 원래 입장이었다. 이어 아베는 종전 70주년을 기념해 의회연설을 했다.
일본이 만약 제대로된 역사에 대한 해석을 내놓지 않으면 중국은 언제든지 강경으로 돌아설 것이다. 다만 기존의 끝없는 압박 일변도에서 벗어나 틀을 만들면서 가자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은 의미가 있지 않나 싶다.
혹자는 감정이 틀어졌는데 왜 가까워지는가라고 의구심을 드러낸다. 하지만 국제정치의 현실은 감정적인 측면보다는 실용적인 측면이 고려되는 만큼 이를 중심으로 중일관계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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