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처가 확실해야 지역 농업이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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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입처가 확실해야 지역 농업이 발전한다
  • 행정신문
  • 승인 2015.07.29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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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능가하는 생약재 울금(鬱金) 재배지 순천

전남 순천시는 산지가 많지만, 기온이 따뜻하고 연중 강수량이 많아 농사하기에 적합하다. 하지만 아무리 자연환경과 기후가 좋다고 해도, 농사를 지어서 팔 수 있는 길이 있어야 농사를 지을 수 있다. 이 문제는 농사를 짓는 일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전남 순천에는 농민에게 90% 매입을 책임지는 생산자 단체 조합이 있다. 바로 전남 순천시 해룡면에 위치한 ‘동부생약영농조합’이다. 

올해로 5년차에 접어든 ‘동부 생약 영농조합’은 2014년까지 이 지역의 생약 농산물을 90% 매입하였다. 그렇기에 이 지역의 농민들은 ‘울금’이라도 70%는 심는다고 한다. 일단 농사를 지으면 영농조합에서 매입을 해 준다는 생각이 있으니 농사를 많이 짓는 것이다. 

“2010년에는 4톤을 매입했고요, 2011년에는 10톤, 2012년에는 20톤, 2013년에는 40톤, 2014년에는 100톤을 매입했습니다. 그래서 ‘울금’은 이제 진도보다 순천의 재배량이 더 많습니다.” 

예로부터 인접지역의 농산물 집산지로 발전해온 순천은 대규모의 농수산물 도매시장으로 유명하다. ‘동부 생약 영농조합’도 전국으로 생약을 판매하는 전국망을 가지고 있다.

  

‘백수오’와 ‘적하수오’ 

  

‘동부생약 영농조합’에 가면 국산 ‘적하수오’를 만날 수 있다. ‘하수오’는 예부터 ‘산삼’과 견줄만한 명약으로 알려져 왔으며 구기자, 인삼과 함께 3대명약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얼마 전 ‘가짜 하수오’ 논란으로 나라가 시끄러웠다. 백수오(白首烏)와 그 짝퉁인 이엽우피소(異葉牛皮消) 때문이다. 우리나라(대한약전(생약) 규격집)는 은조롱이란 식물의 뿌리만 백수오로 인정하고 있는데, 중국에서 들여온 ‘이엽우피소’를 백수오로 속여서 대량 판매한 것이 논란의 골자다. 

하수오는 적하수오와 백수오가 있다. 얼핏 들으면 같은 약재라고 여겨질 수 있지만, 적하수오와 백수오는 완전히 다른 별개의 식물이다. 

‘동부생약 영농조합’의 홍재희 대표는 이렇게 설명한다. 

“동의보감에 백수오가 좋다고 나와 있어서 오랫동안 백수오를 좋은 약재로 쓰고 있었지만, 사실 더 좋은 약재는 적하수오입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적하수오를 재배할 수 없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는 한약재로 백수오가 아닌 적하수오를 더 선호합니다.” 

몸에 좋은 적하수오지만 번식력이 좋은 백수오와 달리 적하수오는 키우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2010년 ‘동부생약 영농조합’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적하수오 발아 대량생산을 성공하여 발아법 특허를 낸 상태이다. 

적하수오는 호르몬 성분이 많이 들어 있어서 신장기능을 좋게 하고 갱년기 증상에 도움을 준다. '동부생약 영농조합‘은 또한 이렇게 좋은 적하수오를 어떻게 하면 쉽고 효과적으로 섭취할 수 있을지를 연구한 끝에 ’적하수오 환‘을 만들었다. 이는 9번 쪄서 9번 말리는 ’구증구포‘ 방법으로 만들기 때문에 일어나는 발효현상으로 부작용을 적게 하고 약효를 극대화시켰다. 올해부터는 연구원을 준비하고 있다. 

  

정직하게 내세우는 국산 약재 

무엇이든 그렇지만 사람들은 특히 약재는 ‘국산’을 선호한다. 그리고 소비자는 믿을 수 있는 정직한 판매자를 만나기를 원한다. 그곳이 바로 ‘동부생약 영농조합’이다. 

‘동부생약 영농조합’ 판매처에 가 보면, 국산과 수입산 약초에 산지를 명확하게 표기했을 뿐 아니라 수입산을 ‘수입코너’를 마련하여 아예 멀리 떨어뜨려서 구분지어 놓았다. ‘동부생약 영농조합’에서는 수입코너에 있지 않은 모든 약재가 국산이다. 일부 고가의 국산약초는 수입약초와 가격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수입이지만 질이 좋은 약초를 모든 이들이 부담 없이 접할 수 있게 하기위해 또는 기후조건이 맞지 않아서 우리나라에서는 재배되지 않는 약재들이 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수입코너’를 만든 것이다. 

“내가 사는 땅에서 나는 약재가 내 몸의 기후와 맞기 때문에 효과가 더 좋다고 믿습니다.” 

횽재희 대표는 30년간 한약 도매상을 해 왔고, 한약 도매상을 하는 동안 국산 약재의 생산성을 높이기위해서 마진율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국산을 고집해 왔다. 

그는 ‘도매상의 양심’에 대해 이야기한다. 

“빨리 돈을 벌려면 농약주어서 생산량을 늘리면 되지요. 하지만 우리는 마라톤을 간다는 마음으로 멀리 보고 있습니다. 국민의 건강을 생각해서, 농약이 아닌 퇴비로만 농사를 지어요. 친환경으로 제대로 된 제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 생약재를 찾는 분들은 건강해지려고 오시는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친환경으로 재배를 하다보니 물량이 부족하고 가격이 조금 비싼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여기 와야 진짜 국산이다’라고 믿고 오시는 거래처 손님들을 보며 ‘동부생약 영농조합’ 가족들은 더 힘을 낸다. ‘만원짜리 우리 물건을 사 가서 10만원의 효과를 내는 물건’을 팔고 싶다는 홍재희 대표. 그와 같은 정직한 양심을 가진 도매상이 더 많이 나오기를 바란다. 

취재 순천특별취재팀(정리:이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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