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임업인으로서 이 땅을 푸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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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임업인으로서 이 땅을 푸르게
  • 행정신문
  • 승인 2016.03.2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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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보존과 임업인의 이익이 함께 충족 해야”

Company/㈜서호임산 한철웅 대표

 

반세기 임업인으로서 이 땅을 푸르게

 

“국토 보존과 임업인의 이익이 함께 충족 해야”

 

1960년대 무분별한 벌목으로 전국의 산이 천둥벌거숭이가 되어 산사태 등 자연재해가 빈번하자 산림법이 강화되면서 산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당시 정미소를 운영하며 광산에 쌀을 납품하다가 벌목한 나무를 내다 버리면서 식재는 하지 않는 것을 본 ㈜서호임산 한철웅 대표는 조림사업을 시작했고, 그렇게 산림업에 발을 들인 것이 52년이 지났다.

“조림을 하려고 낙엽송을 처음 심었어요. 소나무 보다 성장률이 3배는 빨라서 10여년 만에 대나무 같이 꼿꼿하게 9미터 정도까지 자라더라고요. 거기 매력을 얻어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반세기 임업인으로 살아온 그는 대통령 표창, 동탑 산업훈장, 충북조림왕 등을 수상하고 현재 한국산림경영인협회 부회장을 지내고 있다. 임업 전문가 한 대표가 바라본 산림업에 대한 전망과 개선해야 할 제도에 대해 들어보았다.

 

쇠락하는 산림업

처음 10~15년 사이에는 산림업이 나쁘지 않았다. 당시 집을 지을 때 가설재로 쓰는 파이프가 없던 시절이라 족장목을 이용했고, 국산목으로 대부분의 집을 짓던 시절이었다. 특히 중동에 건설 붐이 일면서 쇠파이프는 뜨거운 열을 받아 사용이 어려워 국내에서 목재 가설재를 모두 가지고 갔다.

그러나 호황의 시기도 잠시, 이제 국내에서 소비 되는 목재의 85%는 수입목이고 나무로 수익을 얻기는 힘든 실정이다.

“한 그루 심어 4~50년 걸려 벌목한다면 수익이 안 됩니다. 심어놓은 걸 길러야 되니 길도 닦아야 되고, 풀도 베어내야 하고, 칡덩굴이 타고 올라가면 나무를 망가뜨리니 꺾어줘야 하는데 거기 드는 비용이 만만치가 않아요.”

국산목의 수요와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관리비를 충당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이다.

“예전에 5천 원 받던 것이 지금은 그 가격이 되지도 않고, 사용도 하지 않지요. 또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있어 목질이 좋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속성수로 심는 낙엽송도 오래 안 되는 건 못을 박으면 휘어서 못이 빠지고 또 너무 단단해서 목수들이 일하기 힘들어요. 굴을 뚫을 때나 부목 용도로 쓰이죠.”

벌목, 목재 판매, 제재소 운영 등을 해봤지만 수익이 되지 않아 최근 그는 임산물 중에서 약초 나무에 조금 더 공을 들인다고 했다.

“근년간 인삼 보다 좋다고 하는 가시오가피를 많이 심었어요. 간에 좋다는 헛개나무, 이파리 따서 많이 먹는 참죽나무. 또 관상수가 되면서 약재도 되는 나무를 심죠.”

채취한 임산물은 웰빙 식당을 운영하면서 자체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푸르게 가꾸니 국토 보존 지역으로 묶여

한 대표는 반세기를 임업에 바쳐 푸른 산을 만들었지만, 돌아오는 혜택이나 지원은 없었다고 개탄하며 정부의 산림 정책에서 고쳐야 할 것이 많다고 말한다.

“저는 후회하지 않습니다만, 당시 나무를 안 심고 산을 그대로 두었다면 부자가 되었을 텐데 생각하기는 합니다.”

나무를 빽빽하게 심어 잘 가꾼 그의 산은 사람들에게 번지를 알려줄 필요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지역에서 나무가 제일 좋은 산’이 되어서 누구라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정성으로 가꾸었더니 보존지역에 포함 되어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농업의 경우 모든 제도가 완화되어 있지만 임업은 제한이 많아요. 농업은 양도소득세가 없고 조세 감면이 되는데 임업은 그런 것이 없고 규제만 많아요. 산에 뭘 하려고 해도 허가 절차가 아주 까다롭고요. 우리가 녹화를 하며 나무를 많이 심었는데, 잘 심은 사람에게 이익을 주어야 합니까, 손해를 보게 해야 합니까? 그런데 국토 보존 차원에서 나무가 많은 곳은 보존 지역이라 해서 아무 것도 못하게 합니다. 나무를 많이 심은 사람은 결과적으로 손해를 보게 되는데, 그게 수정이 안 되고 있어요.”

나무가 없는 곳에는 건물을 지을 수 있지만 수목이 울창한 곳은 건축을 할 수가 없다. 은행권에서도 담보를 해주지도 않고, 공시지가 역시 차이가 커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산림 사업에 대한 제도 개선 필요해

그는 산림을 보호하면서 임업인들이 생업에 긍지를 가지고 지속할 수 있는 방편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상태로는 나무를 베어봤자 수익이 나질 않으니 누가 산림업을 하려고 하겠습니까. 관심이 있는 후배들이 있어도 개인 이익이 나질 않는 것에 대해서 제가 어떻게 멘토링을 하겠습니까.”

그는 산림업에 오래 종사하며 산림 육성 발전에 이바지 했다는 것을 정부차원에서 인정해주고 해당 지목에 대한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법령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환경은 무형의 자산입니다. 숲에서 얻을 수 있는 피톤치드, 음이온을 통해 국민 건강에 기여하게 되고, 이런 자원을 통해 의료보험료가 35%가 절감된다는 자료가 있어요. 이걸 금액으로 따지면 1년에 110조, 오천만 인구로 계산할 때 1인당 220만 원을 나누어주는 격이라고 하더군요. 생명을 나눠주는 거예요.”

한철웅 대표는 산림을 보존하면서도 규제를 완화해 공익 차원에서 활용 되면서도 산주에게는 수익이 될 수 있는 상생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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