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장 없는 한을 푸는 만학(晩學)의 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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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장 없는 한을 푸는 만학(晩學)의 전당
  • 행정신문
  • 승인 2016.03.24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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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은 나이와 관계없고 뜻이 있다면 이룹니다”

Education/중앙검정고시학원

 

졸업장 없는 한을 푸는 만학(晩學)의 전당

 

“배움은 나이와 관계없고 뜻이 있다면 이룹니다”

 

중앙검정고시학원 정병록 원장은 어린 시절 힘겹게 공부해 우수한 대학을 졸업하고 돈을 벌기 보다는 배우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교육에 뜻을 두었다. 89년도에 검정고시학원을 시작했으니 어느새 30년이 다 되어간다.

“집사람도 독학으로 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서 저와 만났어요.”

부부가 뜻이 맞아 그는 수학강사로, 부인은 청주에서 영어강사로 일하고 있다. 검정고시 제도가 많이 바뀌고 시험도 쉬워지고 사이버 강의도 많아져서 운영은 어렵지만 지역에서 원하는 이들이 있기에 손 놓지 않았다.

 

성인반과 청소년반 분리 수업으로

배움의 시기를 놓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에서는 지도에서 어려운 점이 있다.

“젊은이들은 조기졸업이나 유학 등을 하는데 어른들을 배우지 못해 차이가 많이 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도 그렇게 공부를 했으니까요.”

젊은이들 수준에 맞추면 너무 어렵기도 해서 청주학원의 경우에는 성인반과 청소년반으로 분리해 수업하고 있다.

“젊은 친구들은 대학에 가야 하고, 진학하지 않더라도 앞날이 많이 남았으니 제대로 배워야 하죠. 학교 교과 과정을 제대로 가르치려 합니다. 어른들은 배움에 한이 된 분들이라 생각 보다 졸업생이 많습니다.”

기존의 검정고시는 과목당 40점을 넘어야 하는 과락제가 있었지만, 이제 과락제도가 없어져 쉬운 과목으로 만회하면 되고 과목도 많이 줄어서 전체적인 시험이 쉬워진 편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 원장은 쉬워진 제도가 교육상으로는 좋지 않다고 말한다.

“어떤 이들은 특정 과목은 포기하기도 합니다. 어차피 한 번 배우는 공부인데 시험도 중요하지만 지식을 배워갔으면 하는 마음에 안타깝기도 합니다. 그래도 졸업을 하기는 하지만 어른들이야 전문대 진학을 한다해도 청소년들에겐 아쉬움이 큽니다.”

 

학원 강의만 충실하면 합격 99%

기초가 정말 없는 학생이라면 시험을 한 번 더 볼 수는 있겠지만 합격은 강의에만 충실해도 보장된다고 그는 말한다. 기억에 남는 학생들로는 만학도인 어른들을 꼽는다.

“음성에서 연세가 60 넘으신 분이 평생 농사 지으시다가 트럭을 몰고 학원에 오셔서 수업 들으시고 하시며 합격하셨어요. 교통대학에 진학하셨지요. 그리고 또 한 분은 학교에서 옛날에 급사로 일하시다가 환자인 모친을 모시면서 공부를 마치시고 2년제 대학에 진학하신 뒤에는 고려대 편입하셔서 대학원까지 다니신 분이 계세요. 어떤 분은 어릴 때 가난해 살기 위해 중국에 가셔서 침술을 잘 배워오셨는데 한국에서 면허증이 없어 힘들어 하시다가 검정고시 마치고 한의대 졸업하셔서 한의사로 활동하고 계시기도 하고요.”

또한 연세 있으신 분들이 지역에서는 많은 역할을 하여 인지도는 높으나 학력이 부족해 의원 선거에서 낙방하다가 검정고시를 통해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여 시의원과 도의원으로 현직에 있는 이도 있다고 한다.

 

나 자신이 주인

그는 어려운 환경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존재하지만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배울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 세상 사는 것은 내가 주인이고 주체이니 바쁘더라도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면 꼭 이루어진다고요.”

현재 지역주민센터 쉼터와 보호감찰기관 등 시에서 운영하는 단체와 함께 배움에 뜻을 둔 어린 학생들을 위해 할인 혜택을 주는 등의 봉사를 하고 있다.

앞으로도 열심히 가르쳐서 학생들이 잘 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하는 정병록 원장은 뜻은 있으면서 아직 용기를 못내는 분들에게 격려 메시지를 보낸다.

“사람이 행복할 때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지요. 배움에는 나이와 관계 없고, 지식이니까, 늦지 않았으니 제가 최대한 도와드리겠습니다. 용기를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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