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 푸른연인, 친환경쌀 알아주는 이 없어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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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푸른연인, 친환경쌀 알아주는 이 없어 막막
  • 행정신문
  • 승인 2016.03.3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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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수님, 쌀 장사 좀 해주십시오”

Agriculture/가평쌀연구회(상천정미소 친환경쌀 도정공장)

 

가평 푸른연인, 친환경쌀 알아주는 이 없어 막막

 

“군수님, 쌀 장사 좀 해주십시오”

   
▲ 가평 푸른쌀 홍보와 품질향상에 노력하고 있는 추선엽 상천정미소 회장과 손종기 가평군쌀연구회장.

이천에 임금님표 쌀, 철원에 오대쌀이 있다면 가평에는 푸른연인 쌀이 있다. 듣는 이는 생소한데 맛은 기가 막히다. 과일도 일교차가 크면 당도가 높아지듯 쌀도 마찬가지다. 가평의 일교차는 15°C 정도. 청정 가평 깊은 계곡에서 흘러내려온 깨끗하고 차가운 물로 키운 것도 맛의 비결이다.

“가평은 9월만 되어도 발이 시려 물에 못 들어갑니다. 그 물로 농사지으니 드셔보신 분들은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쌀이 있느냐 하십니다. 벼는 따듯한 물에서 잘 크는 대신 쌀이 무르고, 덩어리가 터지도록 영글면 맛이 떨어집니다. 이곳은 찬물에서 자라다 보니 단단해지고 찰집니다.”

가평 쌀연구회 손종기 회장과 추선엽 상천정미소 대표를 만나 가평 쌀의 현재와 미래를 들었다.

최고품질 가평쌀 왜 몰라주나

푸른연인은 가평군이 선별하고 인증한 농특산물 공동브랜드이지만 가평을 벗어나면 아는 사람이 없다. 맛과 품질이 월등해도 홍보활동이 미약해 알려지지 않은 탓이다.

“공동브랜드만 만들어놨을 뿐 농민에게 주는 실제적 혜택이 없습니다. 농업과에서도 농사 짓는 농민이 팔아야지 왜 관에서 관여 하냐는 식입니다. 제가 어디 드셔보시라고 선물을 보내드려도 ‘가평쌀 이름도 없는걸’ 하세요. 그 만큼 알려지지 않았다는 거예요. 홍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추 대표는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에 드는 연간 20억 홍보 예산과 비교하며 “쌀에 2억만 들여 홍보해줘도 큰 도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인형극에 40억 예산을 새로 세운 것에도 기가 막힌다.

“가평은 아직 농업지역입니다. 저 많은 펜션이 들어와 있어도 깊이 들어가면 가평은 실제적으로 농업지역이에요. 지원 안 해줄 거면 우리도 일급상수보호권 해지를 해서 공장이라도 지어야죠. 재즈에 몇 십 억 펑펑 쏟을 힘은 있어도, 쌀 홍보 해달라고 농업과 가서 얘기하면 예산이 없다 하니 뭐라 합니까.” 그는 이런 환경에 처한 가평농민을 보면 불쌍하다고 한숨을 쉰다.

 

쌀연구회 법인화 추진으로 RPC 시설 갖출 예정

 

쌀연구회는 친환경쌀 농사를 짓는 400여 농가의 절반가량이 참여하고 있다. 손 회장과 주 감사는 함께 200마지기 정도의 친환경 쌀농사를 짓는다. 오리 친환경 재배를 하다가 오리똥이 질소함유량이 많아 밥맛이 떨어진다는 판단에 우렁이 농법을 시작했다. 시작한 지는 15년. 일반 쌀보다 생산은 10배가 힘들었고, 10% 정도 일반쌀보다 판매가가 높다. 주 감사가 운영하는 정미소에서는 쌀 도정과 포장을 하는데, 농협에 수매하지 못한 농가에서 들고 온 쌀을 팔아주는 역할도 한다. 다행이 학교급식교류가 잘 되어 있어 안양, 수원, 성남, 관내 학교에 1,100톤 정도가 나가지만 나머지 쌀은 판매에 고심이 많다. 열악한 환경과 시설도 고민스럽다. 관의 지원을 받아 시설 확충을 하고 품질을 더욱 높이기 위해 쌀연구회는 이번에 법인화를 추진했다.

“경기도지사 G마크 인증을 받았지만 나아가서 Q마크도 획득해 최고품질을 갖추려고 합니다. 건조장, 저온창고 확충 등 시설 개선하고 자동화하기 위해 RPC(미곡종합처리장) 시설을 갖출 것이고, GAP(농산물관리제도) 인증 받아 전국 경쟁력을 키울 생각입니다. ” RPC 시설을 갖추는 데 필요한 자금은 8억 정도. 주 감사는 자부담 30%정도까지라도 해서 군의 지원을 받고 싶다고 말하며 군의 예산집행의 허술함을 지적했다.

“인구 32만 춘천 1년 예산이 4천8백억인데 가평은 6만3천 인구에 4천억을 받아옵니다. 경기도에서 예산집행 꼴찌해서 패널티로 올해 예산 30억이 줄었습니다. 행정을 잘못해서 그래요. 쓸데없는 예산은 줄이고 지원할 곳에 지원해주셔야 합니다.”

 

더불어 잘 사는 가평군 꿈 꿔

 

그는 가평 쌀의 품질은 좋지만 물류이동 장비도 없고 대형마트와의 교류도 없다 보니 판로 개척이 어려운 점을 해결하고 싶다고 말한다. 대형마트와 접촉도 해보았지만 여러 모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바라는 것이 있다면 대기업과 연결되어 단가조절을 하고 인건비가 나오지 않더라도 원가만 나온다면 대량 공급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군수님을 존경하고, 농민을 위해 애써주시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장사에도 나서주셨으면 한다”고 주선엽 감사는 말했다. “함께 사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가평군민이 다함께 잘 사는 방법을 관에서 보살펴 주시기를 바라고, 농업인도 웃으며 살기 바랍니다. 농민들이 부채로 인해 많이 힘들고 지쳐있는데 어느 한 사람의 힘으로 해결될 수 있다면 제 몸 하나 던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손종기 회장도 “학교 급식 뿐만 아니라 다른 판로 개척에 힘쓰고 친환경을 더 넓혀 많은 농민에게 혜택이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우리 농민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취재 가평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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