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만 평 고구마 밭에 꿈을 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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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만 평 고구마 밭에 꿈을 심다
  • 행정신문
  • 승인 2016.05.03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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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쫄깃 기가 막힌 꿀고구마 드셔보세요”

장풍농원(대표 김정석)은 여주에서 가장 큰 고구마 농장으로 1988년 처음 농장을 시작해 28년째 대를 이어 운영하고 있다.

“아버지께서 처음부터 30년을 채우고 손을 떼겠다고 선언하셨어요. 지금 아버지가 총괄적으로 지휘하시고, 작은아버지와 남동생, 그리고 제가 함께 파트별로 분담을 해서 공동운영 해나가고 있는데 2018년부터는 제가 총괄하게 되니 책임이 막중합니다.”

김정석 대표는 다른 사업을 하다가 2005년부터 아버지 일을 배우며 정착했다고 한다. 그는 대규모 농장의 우수한 고구마 품질은 모두 아버지가 이루어낸 결과물이라고 말한다.

 

첫사랑고구마? 꿀고구마!

 

장풍농장에서는 호박고구마와 꿀고구마 두 종류를 생산한다. 호박고구마는 익숙하지만 꿀고구마는 아직 소비자에게 생소하다.

“꿀고구마는 원래 일본에서 들어온 고구마인데 2년 전에는 첫사랑의 달콤한 맛이 느껴지는 고구마라고 해서 첫사랑고구마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그러다가 꿀맛이 난다 해서 꿀고구마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첫사랑이 생각날 만큼 달콤한 꿀고구마의 특징은 호박고구마 보다 당도가 2브릭스 높으면서 수분이 적어 쫄깃하다는 것이다.

“꿀고구마에 맛을 들인 분들은 호박고구마는 맛이 없다고 안 드시기도 합니다.”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수요는 호박고구마가 더 많다. 소비자가는 호박고구마와 꿀고구마 모두 택배비를 포함해서 10kg 한 박스에 3만5천 원. 주먹만한 왕고구마는 2만5천 원이다.

“큰 것이든 작은 것이든 맛은 동일해요. 탁구공에서 당구공만한 사이즈가 가장 먹기 좋아서 특상품으로 가격이 좀 더 비싸고, 너무 큰 건 혼자서 하나 먹기는 버겁기에 가격이 저렴하죠.”

 

17만평 농사 어떻게 짓나?

 

장풍농원은 가족경영으로 분야별 분업을 이룬다고 한다. 김 대표는 선별작업과 전반적인 판매, 경영을 책임지고 작은아버지와 남동생은 밭에서 트랙터 작업을 한다. 아버지는 총 경영과 감독을 맡았다. 작년에는 여주 일대의 작게는 5천 평에서 크게는 2만 평의 여러 군데 밭을 모두 합해 17만 평 농사를 지었다.

“4월 말 정도에 고구마 순을 심어요. 그걸 정식한다고 하는데, 그 전에 땅을 롤러로 다지는 작업을 합니다. 쟁기로 갈고 롤러 달린 트랙터로 땅을 다지면 동글동글 예쁜 고구마가 나오게 됩니다.”

4~5월까지 한달동안 정식을 하고 나면 고구마 생육기간은 120일로 9월부터 수확에 들어간다고 한다. 수확 후에는 선별 작업을 한다.

“저와 아주머니 여섯분과 함께 선별에 들어갑니다. 크기, 모양, 길이 등의 기준이 있어서 총 19가지로 분류를 해요.”

고구마는 동일한 모양에 무게만 다른 감, 사과, 배, 귤 등처럼 자동 계량이 어렵기 때문에 일일이 모두 수작업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렇게 선별된 고구마는 소비자에게 전해지기까지 영상 13°c, 습도 85%로 24시간 자동 조절 장치가 있는 저온창고에 보관된다. 그는 소비자가 가정에서 고구마를 잘 보관하는 노하우를 소개한다.

“박스는 유통에 필요한 것이고 가정에서는 공기순환이 되어 고구마가 숨을 쉬어야 하기 때문에 바구니에 담아 거실에서 보관하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 박스에 그대로 담아두면 밑의 고구마는 숨을 못 쉬어 곰팡이 피고 싸그리 죽게 돼요. 저희가 썩은 걸 밑에 깔아 배급하는 일이 절대 없고, 드시다 보니 썩게 되는 건데 저희가 처음부터 썩은 걸 드리는 것처럼 오해하는 분들이 계세요.”

베란다에서는 밤낮의 기온 차로 냉해를 입어 썩기 때문에 거실에서 보관하도록 권한다. 냉장고 보관 시에는 썩지는 않지만 맛을 잃는다고 한다.

 

전국 최고의 고구마 생산하고파

 

2년 안에 아버지가 경영에서 물러나면 아들이자 총경영자로서 김 대표는 어깨가 무겁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다.

“품종개량은 매년 계속 해오고 있어요. 아버지도 오래 해오셨지만 옛날 방식만 고집해서는 발전을 못하니까요. 고구마는 사다 심으면 되겠지 쉽게 생각하시는 초보 농사꾼 많은데, 그렇게 해서는 예쁜 고구마 안 나오거든요. 저희 집 종자를 가져다 심어도 예쁜 고구마가 안 나오는 이유가, 땅에 투자를 해야 해요. 그걸 아버지가 다 총괄하셨거든요.”

수확이 끝나면 병충해가 오는 밭이 있는데, 거기에 다시 고구마를 심으면 엉망이 된다고 한다.

“못생기고 썩은 고구마가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겨울에는 새 흙을 사서 갖다부 어서 토양개량을 하는 거죠.”

매년 새 흙을 붓고 갈아놓는 작업에서부터 장풍농원의 고구마를 널리 알리는 홍보와 총괄 경영까지 이제 그의 몫이 된다.

“고구마 농장이 여기만 있는 것도 아니고, 저희 고구마를 아직 접해보지 못한 분들도 많으니까요. 아버지께서 이뤄내신 결과물이고, 이제 저희가 가업을 이어받아 100% 자수성가한 것은 아니지만, 동생과 같이 더 크게 발전시켜서 전국 최고의 고구마로 만들어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취재 여주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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