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속 깊이 자긍심 심는 법회로 재소자 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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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속 깊이 자긍심 심는 법회로 재소자 교화
  • 행정신문
  • 승인 2016.05.04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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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거룩한 불성(佛性)의 보배가 있습니다

Religion 송암사 법진스님 경승위원회장

마음 속 깊이 자긍심 심는 법회로 재소자 교화

“누구에게나 거룩한 불성(佛性)의 보배가 있습니다”

   
▲ 송암사 대웅전(여주시 북내면 소재)

여주 북내면 장암리의 아담하지만 강한 기운이 느껴지는 송암사에는 오랫동안 교도소의 재소자를 상대로 법회를 이어온 법진 스님이 있다. 스님은 국군교도소에서 매주 일요일과 수요일 법회를 하는 등, 여러 교도소 수감자들이 삶의 가치관을 찾고 사회의 일원으로 공동생활을 해나갈 수 있도록 일깨우는 말씀을 전하고 있다.
“교도소에 있든 없든, 불우한 생활을 하든 아니든, 누구나 자신의 가치관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정·교화라는 것은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 중 하나라도 자신으로 인해 깨달음을 얻고 부처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출가를 했다는 법진 스님의 따뜻하고 명쾌한 교화 철학이다.

범죄자 자긍심 심어주는 것이 중요

   
▲ 경내를 묵상하며 걷는 법진스님.

전문적으로 교화활동을 하기 전, 스님은 청송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던 한 사람을 알게 되었다. 폭력전과만 10범이 넘었다. 사소한 시비 사건으로 징역 1년, 보호감찰을 10년 형을 선고 받았다. 가족이 없던 그를 유일하게 면회하고 서신을 보낸 사람이 법진 스님이었다. 탄원서 등을 통해 예정보다 일찍 출감하게 되었고, 이후 다시는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지금까지 건실한 사회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 일이 계기가 되어 교정·교화 전문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한 직장에서만 성실하게 일하고 있어요. 유치원에서 차 운행을 하는데, 당시 시내연수 받을 돈이 없어서 내가 연수를 시켜줬어요. 그랬더니 유치원에 들어갔더라고.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지. 올해 그 분이 예순이 넘었어요. 교화 법회를 하지 않던 시절이었지만, 나 하나로 하여금 한 사람이라도 평안을 유지할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법진 스님은 수감자들에게 항상 “그대들이 부처입니다”라고 말한다고 한다.
“자긍심을 심어주는 작업을 합니다. 절대 주눅들지 말라, 죄의식을 갖지 말라고 말합니다. 죄의식을 가지면 그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해서 죄의 소굴로 다른 사람도 끌어들이게 됩니다.”
스님은 죄책감과 업장의 소멸은 한 순간이요, 찰나라고 이야기한다.
“진정으로 잘못한 것이냐 아닌 것이냐에 대한 판단은 스스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찰나에 평가가 이루어지고, 그 순간 참회가 다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깨달음도 마찬가지예요. 내가 어떠한 의식을 가지느냐가 중요합니다.”

선진화된 사회 교화시스템 필요해

   
▲ 마음 깊숙이 들어있는 불성을 찾아야 새롭게 거듭 날 수 있다.

스님은 범죄자를 범죄자로 보는 것 자체가 더 큰 범죄라고 말한다. 수감자에 대한 사회적 교화시스템이 좀 더 선진화된 연구를 통해 성장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수감자들이 출소를 하면 어느 정도 교육을 받는 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수감자들이 거기 가기 싫어해요. 교육기관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하겠지만, 중요한 것은 진정의 마음을 가지고 교육을 해야 하는데 형식적인 것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감자들을 부처로 보는 스님의 법회는 강제하지 않아도 늘 가장 많은 수감자가 참여해 법문을 듣고 마음의 평안을 얻고 돌아간다고 한다. 스님은 “어떻게 보면 수감자가 월등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핵도 잘 쓰면 에너지고 잘못 쓰면 인류를 파멸시키는 것이 되듯이, 그 양반들의 에너지를 우리 사회가 활용하고 자원으로 잘 쓸 수 있는 부분이 있을지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외면하고 있어요. 사회에서 그들을 안 쓰려고 하는 것이 문제예요.”
얼마 전 스님은 여주교도소에 있던 사람을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그는 출감해 면접을 통과해 직장을 다니다가 회사에서 신원조회를 하고 범죄사실이 확인 되자 퇴사를 권고 받고 지금 다른 일을 알아보러 가야 하는데 차비가 없다고 했다. 스님이 차비를 보내주어 바다에서 배를 타는 일을 하러 갔지만 그곳에서도 써주질 않더라고 한다.
“사회에서 그런 사람을 쓸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고, 에너지를 활용하고 관리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하는데 지금의 시스템으로는 형식에 국한되죠. 재범율이 높은 것도 이런 외면 때문입니다.”

매맞기를 두려워 말라

스님은 삶의 행복은 우리 안의 진정한 보배를 찾고 바꾸어나갈 때 시작된다고 말한다.
“불교에서는 자기 자신을 찾아 들어가는 것입니다. 누구나 거룩한 보배가 다 있어요. 그 거룩한 보배가 내겐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죠. 내겐 없기 때문에 나는 이럴 수밖에 없어, 라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러나 자신을 어느 기준에 놓느냐에 따라 나를 이렇게 키울 수도, 저렇게 키울 수도 있는 것입니다. 특별한 사람만 잘나고 성공하고 거룩한 것이 아니에요.”
스님은 내가 나를 진정으로 잘 알기 위해 바로 보는 연습을 하고, 내 탓임을 알고 스스로 변화해가야 한다는 것이다.
“내가 나를 가장 잘 압니다. 그런데 우리는 합리화 시키려고만 해요. 진정으로 나를 잘 키우려면 최소한 매맞기를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요즘은 지적받고 참견하는 것을 싫어해요. 그런 것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이 삶에서 주어진 과제가 ‘인간 구제’이자 ‘살아있는 모든 것에 대한 구제’라고 여긴다는 법진 스님은 도량을 통해 누구가 되었든 선지식이 되고, 깨달음을 얻고, 부처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취재 여주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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