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으로 날아 들어온 거대한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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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으로 날아 들어온 거대한 역사
  • 조윤희 기자
  • 승인 2016.10.17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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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가 김종경 씨
   
▲ 사진가 김종경 씨

시인이자 신문기자이며 사진가인 예술가 김종경 씨. 그에게는 꿈이 생겼다. 바로 독수리와 함께하는 꿈, 마치 용인의 역사를 담던 그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용인으로 직접 독수리가 그의 일상 속에 날아 들어왔다. 해외도 아닌, 용인의 에버랜드사육장이 아니라 그냥 용인에 날아 들어온 독수리 떼가 수 백 마리. 취재기자로 20년을 직업적으로 사진을 찍은 그에게도 특종거리였다. 사실 사진가 김종경 씨는 사진을 전공으로 하진 않았다. 문예창작과를 전공한 문학도 출신, 어쩌다보니 기자가 되어 기사도 쓰며 사진도 찍게 되었는데 사진의 매력에 푹 빠져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사진을 찍다보니 재밌었다. 사진이 기록으로써 중요하단 생각을 일찌감치 하게 되었고 96년도에 용인 지역을 기록해놓은 사진을 찾기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필름을 만들어 놓았던 것을 다 잃어버리게 되었다. 20년 동안 사진을 찍은 거와 다시 구한 것을 모아 20년 만에 사진집을 내게 되었고 연말에 사진전도 열었다. 남들처럼 전공을 한 것은 아니었다. 처음엔 필름카메라로 찍기 시작해서 기록적 의미로 사진을 많이 생각하다보니 용인의 역사 사진을 모아서 사진집을 만들기도 했다. 시사적의마나 기록적 의미로써의 사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던 그. 사진의 역사는 100년 밖에 안 되지만 그 100년에 걸친 기록이 담게 되었다. 범위가 넓다보면 어렵기 때문에 용인을 선택하게 되었다. 1976년 자연농원 개장 사진 등 40년이 넘은 사진부터 현재의 사진이나 문화재 사진 등이 있다. 용인 신문 마라톤, 한국 민속촌 등의 중요한 기록을 사진을 맡아오다 보니 사진가가 되어있었다고.

 

한 곳에 오래 머물며 변화하는 풍경을 기록하고 싶었다

김종경 작가는 단순하게 사진을 찍고 버리는 게 아니라 기록으로 역사로 남긴다는 마인드로 꾸준히 사진을 해오면서 사진집을 만들고 전시를 해왔다. 용인 5일장을 몇 년 동안 사진을 찍게 되었다. 장터에 가서 막걸리를 마시며 사진을 찍게 되었던 것. 용인은 처인구는 농촌 쪽이라 기흥구나 수지는 도시라 느낌이 많이 다르다. 김종경 작가는 그 두 곳의 소통을 위해 전시를 하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한 달 동안 전시를 하다가 요청으로 한 달을 더 하게 되었다고. 졸지에 아마추어 사진작가가 전시를 하게 된 것이다. 그때가 2011년이었다. 물론 보도사진 개인전은 수시로 전시해왔었던 때였지만 사진가로는 첫 발걸음이었던 셈.

그러다 용인에서 한 제보를 받았다. 마치 몽골이나 티베트에서 촬영한 것 같은 웅장한 독수리 사진들은 바로 근처인 용인에서 찍은 거라고. 우리나라에도 독수리가 가끔 머무르기도 하는데 철원이나 파주, 우포, 창녕, 고성에서 주로 머무른다고 한다. 우연한 제보에 용인에서 독수리가 있다는 소리에 말도 안 되겠거니 하고 가게 되었는데 이 웅장한 독수리 무더기를 조우하게 된 것. 첫인상은 지저분하고 못생긴 독수리들. 차에서 내리자마자 만나게 된 독수리를 보자마자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너무 놀라서 첫날에는 어설프게 찍고 다음날에 가서는 먹이를 먹는 사진을 찍고 용인의 특종을 촬영하고 용인 신문 1면에 독수리가 자리하게 되었다. 용인의 끄트머리 백암 가창리 마을에 있던 독수리 등. 큰 새가 있는데 무슨 새 인지 모르겠다는 둥의 주민들의 제보를 받고 인터뷰를 했다. 축산농가에 먹이를 먹으러 내려온 독수리였다. 그 곳에는 유해조수를 법적으로 사격해 죽이는 사람들이 있는데 고라니를 죽이고 간 것을 독수리가 보고 날아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그곳 농가 분이 겨울에 폐사하는 돼지들을 먹이로 놔주게 되었다고. 그것을 보고 독수리들이 오게 되었던 것이다.

김종경 작가는 촬영하다보니 독수리의 매력이 생각보다 더 많이 알게 되었다. 그중 일품은 역시 거대한 날개를 다 폈을 때의 그 기품이 최고라고 할 수 있었다고. 독수리는 하늘의 제왕이라는 말에 걸맞다. 하지만 원래는 검독수리처럼 사냥을 하는 독수리로 인식되는데 전 세계적으로 23종밖에 없으며 멸종위기가 되는 새이기도 하다. 공룡처럼 덩치가 큰 동물들이 먹이가 없어서 결국에 멸종이 되었던 것처럼 독수리도 마찬가지. 그러다보니 이 세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이 독수리에게 애착을 갖고 눈이 올 때도 바람이 많이 불 때도 몇 달 동안을 독수리를 만나는 일을 부지런히 했다. 어떤 날은 눈앞에 가서 기 싸움을 하며 찍기도 하고, 숨어서 찍기도 하고 또 어ᄄᅠᆫ 날은 허탕을 치기도 했다. 그렇게 약 4~5만여 컷을 사진을 촬영하게 되었다. 그 중에 선별을 해서 혼자만 보기만 아까워 자료를 만들어 사진전을 개최했다. 용인시청에 만들어진 물놀이장에 20만 명이 오게 되었는데 거기 왔던 사람들이 독수리 사진을 보며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림이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을 만큼 사진을 보며 놀라워했다. 그런 반응들에 힘입어 사진집도 발간하게 되었다.

 

알고 보면 순한 독수리

한국에 난민처럼 날아 들어온 그의 사진집에 있는 독수리들의 표정은 선하기 따로 없다. 그 커다란 덩치에 까치에게 공격을 받는 모습이나 선하고 커다란 눈망울로 눈발을 뚫고 날갯짓을 하는 모습이 그렇다. 난민 독수리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독수리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독수리 사진을 찍으며 원래 시인이었기 때문에 독수리에 관해 직접 썼던 시와 윤동주 시인이 독수리에 관해 썼던 시들도 수록되어 있다. 인터넷에는 독수리는 수명이 70년이라고 하지만 독수리의 실제 수명은 동물원에서 키우는 경우 50살까지 사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실제로는 35-40살이면 죽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독수리는 아주 어린 독수리들이 많다. 젊은 독수리들의 생존여행지 중에 한 곳이 용인이 된 셈이다. 생존을 위해 오는 난민 독수리들의 선한 눈빛과 그 거대한 몸짓. 어린 독수리들의 눈망울이 귀여울 정도. 사실 맹금류로 분류는 되지만 덩치만 컸지 실제 살아있는 동물을 잡아먹지는 않을 정도로 순하다고 한다. 김종경 작가는 아무래도 독수리에게 연민을 느끼는 감정들을 보면 시인이다 보니 시선이 다르다. 시로 등단을 했는데 계약된 시집대신 사진집이 먼저 나오게 되어서 아쉽기도 하지만 독수리를 만나게 된 것은 그에게는 새로운 꿈이 생긴 것과 같은 정도라고 한다. 올해는 시집도 나올 예정이기도 하다고.

 

국경과 언어를 초월하는 순간의 미학

시 속에는 여러 시간이 녹아 있지만, 사진은 그 순간을 포착하는 그 힘은 또 달리 대단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사진 한 장으로 인해서 세계를 움직이기도 하며 언어와 국경을 다 초월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고 한다. 그는 박노해 시인이 언어의 장벽을 느끼면서 빛으로 쓰는 시를 사진이라고 말하면서 사진을 찍는 그 마음에 같은 마음으로 공감한다. 사실 사진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 참 많다. 사진에 대해 배운 적 없이 독학해왔지만 사진 미학 철학을 아직도 꾸준히 공부를 하고 있으면서 즐기고 있다는 그는 앞으로 이런 선한 독수리에 관련된 동화도 만들 생각이라고 한다.

 

“독수리를 만나고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 같습니다. 그 선한 눈빛을 잊을 수가 없어요, 저의 꿈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아름다운 것만을 찍기보다는 역사의 현장이나 어려운 상황들을 담아 내야한다고 생각해요, 그건 어떤 예술이든 현실을 외면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사진가 김종경 씨가 말하듯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예술, 그 아름다움을 읽어내는 시선이 많은 사람들에게도 전달이 되어 세상을 움직이기를 바란다.

 

 

 

 

<제2전시>

주 제: 하이원 환경사랑사진제

(독수리의 꿈-김종경 작가 초대작 특별전시)

일 시:2016. 10.29(토)~11.12(토)

장 소: 하이원리조트

주최·주관: 환경TV

후 원: 환경부, UNEP한국위원회, 강원랜드

 

 

 

조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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