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역 니은 춤의 창시자 박남정의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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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역 니은 춤의 창시자 박남정의 컴백
  • 행정신문
  • 승인 2017.08.0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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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이 들어 조금 삐걱 돼요”

Entertainment

 

기역 니은 춤의 창시자 박남정의 컴백

“이제 나이 들어 조금 삐걱 돼요”

   
▲ 돌아온 박남정과 딸 시은양

‘널 그리며’라는 노래를 떠올리면 기역ㆍ니은 하며 손이 저절로 올라간다. 기역 니은 춤으로 남녀노소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가수 박남정씨가 무려 13년만에 새로운 앨범을 들고 나왔다. 박씨는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얼굴을 자주 비추기는 했지만, 무대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을 본 지는 정말 오래 됐다.

지난 80년대에 활동했던 중견가수들은 더 이상 새로운 노래를 내지 않고 있다. 특히 박씨처럼 댄스가수들은 새 음반을 내는 경우는 거의 없다.

“댄스를 하는데 부담을 느꼈고, 고민도 많이 했다.”

박 씨는 “팬들이 자신의 나이가 어느 정도 든 것으로 알고 있어 심적으로 부담이 된다”면서 “예전에 비해 다소 삐걱된다”며 웃었다.

기자가 “예전에 워낙 강해서 여전히 잘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하자, 그는 “확실히 여기저기서 신호가 많이 오고, 서 있으면 앉아있고 싶고, 앉아 있으면 눕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서 털고 일어났다”고 했다.

 

리허설로 우연히 탄생한 ‘기역 니은 춤’

 

삐걱되지 않고 팡팡 날았던 1988년, 90년대로 돌아가 당시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그렇다면 박씨의 ‘기역 니은 춤’은 어떻게 탄생한 걸까.

‘널 그리며’라는 노래를 리허설을 하는데 처음에는 기역 니은 춤이 아니었다. 정해진 안무는 다른 것이었다. 박씨가 장난삼아 리허설을 할 때에 춤추는 친구들이 하는 장난스러운 행동으로 기역니은 춤을 췄는데 스테프진에서 이를 보고 참 재미있으니까 한번 꼭 해보라고 해서 본방에서 시도한 것이다.

88~90년대 당시 박씨의 노래나 춤의 인기는 실로 톱을 달리고 있었다.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전부 기역 니은 춤을 추었다. 학교앞 문방구 책받침에도 박남정 책받침이었과 브로마이드가 서점이나 레코드점에도 붙어있었다. 박씨는 어디를 가도 만나는 사람마다 기역니은 춤으로 인사를 받을 정도였다. 엄청난 극성팬들이 박씨의 집앞에 항상 진을 치고 있었다.

박씨는 당시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하나 들려주었다.

그가 방송에서 강아지를 좋아한다고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를 알아차린 극성팬인 여고생이 먼 지방에서 막 태어안 아주 조그마한 마르티즈 강아지를 데리고 와서 “오빠를 너무 좋아해 자기가 키우려다가 데리고 왔다”면서 눈물까지 흘렸다고 한다. 이후 박씨는 그 강아지(뽀돌이)를 10년 이상 매일 데리고 잤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예전의 여고생팬이 지금은 아줌마가 됐지만 여전히 연락을 주고받는 팬이 있다고 한다. 아줌마 올드팬들은 그가 크고 작은 무대에 갈 때에 와서 응원을 해주었다.

 

지혜로운 인기관리 필요성

 

점점 나이 들어 인생의 깊이를 아는 가운데 처음보다 지금이 팬들에 대한 고마움이 더욱 깊이있게 스며든다고 한다. 당시의 1000명보다 지금의 10명이 더욱 소중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네, 진짜 진짜 진짜 고맙다고 느낀다. 10명은 안된다.”

이를 보면서 박 씨의 솔직함이 하나의 매력처럼 다가왔다.

박씨는 “얼굴도 이름도 기억하는 팬들이 생긴 것“이라 했다. 그가 아직도 지속된 올드 팬들이 있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인기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지난 88년도에 데뷔해 1ㆍ2ㆍ3ㆍ4집까지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 그러다가 TV나 라디오에서 점점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그렇게 잘 나갔던 사람이 이처럼 대중의 모습에서 사라진 것일까.

“소중함을 잘 간직하지 못하지 않았나싶다. 인기라른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굉장히 좋은 것 같지만 지킬줄 아는 지혜도 있어야 했다. 그냥 별 생각없이 ‘ 아, 이거 힘들다’라는 생각만 했다고 그럴까. ‘그만 할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금수저 ‘시은이 아빠’

 

이후 그는 인터뷰를 통해 은연중에 이제 그만하겠다. 은퇴하겠다는 암시를 한 적이 있었다.

쉬운 말로 하면 복에 겨워 이것이 복인 줄도 모르고 ‘자유롭게 벗어나 평범하게 살고싶다’고 생각한 걸까. 그냥 벗어나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했다.

그렇게 가요계에서 팬들의 뇌리에서 점점 사라졌던 박남정. 그는 언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노래하고 싶다는 충동이 생긴 것인가.

“가장 큰 계기라면 딸하고 방송을 하면서 덕분에 다시 시청자들의 관심을 갖게 됐다. 우리 딸덕에 금수저가 됐다.”

금수저 아빠 박남정. 젊은 친구들은 그의 이름보다는 ‘시은이 아빠’로 잘 알려져 있다 귀한 딸을 둔 박남정씨의 새로운 활동이 기대된다.

이제 앨범을 냈으니 팬들과 정기적으로 대화도 하고 노래도 하면서 꾸준히 SNS 활동을 구상중이다. 그를 보면서 예전처럼 1000명 2000명 10,000명 있는 체육관 공연은 아니지만 수십명을 앞에 놓고 하는 공연이 오히려 값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 한 번 기회되면 오세요.” 그의 답례를 들으면서 좋은 활동에 더욱 기대가 모아진다. 취재 오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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