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출동]생존권 위협하는 철거용역 폭거에 울부짓는 서민

본지 보도 이후 보복성 2차 철거로 몸 누을 곳도 없애버린 횡포 당해

2014-07-03     행정신문

속보=지난 5월 27일 '공권력에 망가진 20년 삶의 터전' 제하의 기사로 경기도 포천 신북면 덕둔리 수동천 계곡의 식당 주인 하수희씨가 불법적인 강제 철거를 당한 안타까운 사연을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보상을 둘러싼 항소심 1차 변론이 있은지 열흘도 안된 지난 6월 26일 여성 20여명으로 구성된 철거용역단들이 들이닥쳐 잠자고 있는 하씨 모녀를 강제로 끌어내 이 과정에 폭행을 당하는 등 심각한 인권침해가 일어났다. 이와 함께 방과 부엌을 다 부수고 가재도구 등을 망가뜨려서 트럭으로 반출해 강제집행 과정에서 불법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호소하고 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습니까. 아침 8시가 좀 넘어 "와장창" 하고 유리창이 부서지는 소리에 잠에서 벌떡 깨어나니 유리창 파편이 얼굴과 팔에 튀어 피가 났습니다. 그러더니 문짝이 "꽝"하고 갈고리 달린 쇠꼬챙이에 찍혀 떨어지면서 여자 철거단원들이 방으로 들이닥쳐 넷이서 양쪽 팔과 양 다리를 한쪽 씩 붙들린채 꼼짝없이 끌려나갔습니다. 얼마나 놀랐는지 외마디 비명도 지를 새도 없이 속옷 바람으로 당하고 말았죠. 딸애도 똑같이요"

  곧바로 이어서 "크르르릉"하는 굉음이 계곡을 진동하더니 대형 쓰레기 끌어모으는 집게달린 포크레인이 벽을 부수고 이불이고 옷장이고 마구 부수고 쓸어내 준비한 1톤 트럭에 실어 어디론가 반출해버렸다. 가재도구 뿐 아니라 부엌에서 쓰는 취사도구, 그릇, 주방용품까지 몽땅 끌어내 도합 1톤 트럭 4대 분량을 가져가 버렸다고.

  "지난 보도가 나가고 나간뒤 협박성 문자가 왔어요. 자꾸 시끄럽게하면 더 험한 일 당한다는 내용이더라구요. 보상 합의가 안되어 항소를 해서 1차 변론을 하고 7월 18일 2차 변론을 앞두고 있었는데 이런 일을 당했습니다."

  하수희씨 모녀는 "우리는 이제 어디가서 살라고 하느냐"며 철거반원을 붙들고 애원하다시피했으나 억센 여자용역의 힘에 밀려 속수무책이었다. 한 집행관은 '가재도구도 남의 땅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다'는 황당한 말을 하고는 싹쓸어 갔다.

  심지어는 도로에서 계곡으로 들어오는 길목을 큼지막한 바위덩이와 흙더미를 쌓아 차가 통행하지못하도록 막아 버렸다.

  또 지난 철거때 강제로 철거하고 쌓여있었던 알루미늄과 철근 등 300여만원어치도 고물상에서 매입하기로 하였으나 이것까지 싹 가져가 사유재산을 훔쳐간 절도죄로 경찰에 고소해 놓은 상태다.

  심지어 며칠뒤에는 이들 모녀를 유일하게 지켜주는 개 한마리를 땅에 박아둔 쇠말뚝과 고리에 묶인 채로 끌어내 어디론가 사라져 행방불명이 된 상태. 토지주의 사주를 받은 이들의 소행이 아니고서야 누가 그런 몹쓸 짓을 하겠느냐고 하씨는 울분을 터뜨렸다.

  사건이 이렇게 험악하게 발전된 것은 보상문제가 큰 원인. 하씨가 처음 이 계곡에 들어올 때인 20년전에 3천만원 이상의 돈을 지불하고 식당 영업을 해왔다. 물론 사업자등록도 냈고 주거지 가옥으로 등록도 되었다. 새로 땅 주인이 된 토지주는 정식 소송을 제기하여 마음대로 쫓아내기 힘드니까 3천만원은 고사하고 터무니없이 적은 1천만원을 그것도 8월에 주겠다고 제시하고는 막무가내로 철거를 시작한 것이다. 지난 5월 중순 집 일부와 창고, 비닐하우스 등 4동을 철거한데 이어 이번에 먹고 자는 안방까지 다 부셔버린 것이다.

  "최종 법원에서 확정되기 전까지 강제철거를 중지해달라고 소송을 냈는데 3심까지 일사천리로 재판이 진행되더니 토지주인 손을 들어주고 법원이 철거명령을 내려 이렇게 되었습니다. 서민의 처지를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아무리 돈많은 토지주인들이 요구를 해도 들어줘서는 안되는 것 아닙니까? 이 나라에 녹봉을 먹고 사는 공직자들이 서민의 고통에 제발 귀를 기울이는 세상이 왔으면 더 바랄게 없겠습니다."

  아들, 딸을 교육시키기 위해 계곡에서 밥장사를 20년 씩 해오면서 산전수전 다 겪었지만 이번 처럼 어처구니 없이 당하기는 처음이라는 하씨. 세상 물정 아직 잘 모르는 딸이 이번 일로 너무 큰 상처를 받아 속이 상한다고 울먹였다.

  <포천=최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