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석유는 가라!…‘안심주유소’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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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석유는 가라!…‘안심주유소’ 등장
  • 행정신문
  • 승인 2015.04.1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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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가입조건 품질관리 철저…가짜석유 적발 땐 최고 300만 원 보상
차에서 왜 이렇게 소리가 나지?’ 이른 아침 시동 걸린 차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렸다. 불안한 마음을 안고 한참 운행을 한 뒤에야 소리가 수그러들었다. 카센터에 문의해보니 들려오는 답변은 ‘휘발유를 안좋은 걸 넣어서’ 그렇단다. 아니, 이제는 주유소에서 기름 넣기 전에 먼저 휘발유 검사부터 해야하는 건가. 그러나 이젠 그런 걱정은 조금은 내려놔도 될 것 같다. 소비자가 자가폴(자신만의 간판을 내걸고 영업하는 주유소)과 알뜰주유소에서 판매되는 석유제품(휘발유, 경유, 등유)의 품질을 믿고 주유할 수 있도록 석유관리원이 주유소 석유제품 품질을 철저히 관리·인증하는 ‘안심주유소’ 제도가 도입됐기 때문이다.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관리원은 8일 ‘안심주유소 추진 계획’을 발표하고,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만남의 광장 주유소’와 안심주유소 1호점 협약식을 가졌다.안심주유소에는 안심주유소 스티커가 부착된다. 안심주유소에는 안심주유소 스티커가 부착된다.(출처=산업통상자원부) 안심주유소는 산업통상자원부가 2010년부터 자가폴 및 알뜰주유소에 대한 품질 관리와 소비자 신뢰도 제고를 위해 만든 석유품질보증 프로그램의 강화판이다. 2014년 기준 주유소 286곳이 이 협약을 맺었지만 도입 취지와는 달리 체계적인 품질 관리가 힘들었고, 협약 업체 중 가짜 주유소가 끊이질 않았다. 한국소비자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118건이던 가짜석유 피해 상담 사례가 2014년 11월 말까지 125건으로 늘었다. 지난해 12월에는 등유와 경유를 섞은 혼합유를 경유라고 속여 100리터를 판매해 16억 원을 챙긴 주유소 업주가 구속되기도 했다. 이에 정부가 가입요건과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소비자 피해구제 제도까지 묶은 안심주유소를 도입했다. 자가폴 및 알뜰주유소가 안심주유소로 인증받기 위해서는 가입 시점에 석유제품 수급거래 상황을 석유관리원에 전산으로 보고하고, 최근 5년간 가짜석유 취급으로 적발된 내역이 없어야 한다.품질 관리도 엄격해진다. 석유관리원이 안심주유소가 공급받은 석유제품 품질의 이상 유무 사전에 확인하고, 월 1회 이상 판매제품의 품질 검사(2016년부터는 월 3회)를 진행하는 한편, 저장탱크 수분혼입 확인 등 전주기적인 품질 인증 및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소비자가 안심주유소 인증마크를 보고 믿고 주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까다로운 가입조건, 철저한 품질관리, 소비자 피해구제 제도 등 이 삼박자가 갖춰져야 안심주유소가 될 수 있다.까다로운 가입조건, 철저한 품질관리, 소비자 피해구제 제도 등 3박자가 갖춰져야 안심주유소가 될 수 있다. 마지막이 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바로 소비자 피해구제제도 도입이다. 소비자가 안심주유소를 이용하다가 가짜 석유로 인해 차량 엔진 또는 연료펌프가 파손된 경우, 석유관리원이 주관해 건당 최대 300만 원 한도에서 피해 소비자를 구제한다. 차량 수리비가 150만 원 이내일 경우 수리비 전액을, 150만 원 초과 시에는 150만 원에 덧붙여 초과분 절반을 정부가 구제한다. 안심주유소로 지정되면 풍선 형태의 에어간판을 세우고 입구에 현판을 붙이며, 가격 표지판에 안심주유소를 알리는 스티커를 붙인다.안심주유소 1호점이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다.안심주유소 1호점이 고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런 조건들을 충족시켜야하기 때문에 일각에선 너무 까다로운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세종시에서 독립주유소를 운영하는 이인호(42) 씨는 “우리 같이 소규모로 운영하는 주유소 같은 경우 이런 조건들을 전부 충족시키기가 힘들어요. 특히 소비자 피해구제 비용이 좀 부담돼요.”라고 말했다. 주유소 사업주들의 이런 고충을 생각해서 석유관리원은 품질보증 협약을 맺은 주유소에 1회당 품질검사 비용의 90%를 지원하며, 소비자 보상은 영업배상책임보험을 통해 지출되도록 하고 있다.안심주유소 1호점 주인 최윤환 씨는 “실제 기름값을 통제받기 때문에 당장은 수익이 나지 않겠지만 정부가 보증하는 주유소로 알려져 신뢰를 얻으면 점차 손님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세종시로 출퇴근 하는 김유주(31) 씨는 “요즘 가짜석유 때문에 주유할 때마다 여기는 진짜 석유를 쓰는지 의심이 됐는데 정부에서 인증한다고 하니 안심이 돼요. 그런데 안심주유소가 여기밖에 없나봐요?”라고 물었다. 정부는 올해 안심주유소 150개를 지정하고, 2017년까지 4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정양호 에너지자원실장은 8일, 안심주유소 1호점 협약식에서 “안심주유소 확산을 통해 소비자가 믿고 이용할 수 있는 건전한 석유시장을 조성하고, 가짜석유를 근절시켜 석유제품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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