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 양학선, ‘찰나의 순간’ 금빛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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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거인 양학선, ‘찰나의 순간’ 금빛 도약
  • 행정신문
  • 승인 2015.04.29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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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광주U대회!] 이번 대회 선전 통해 리우올림픽 금메달 획득 노려

양학선.(사진=사진DB)
양학선.(사진=사진DB)

 

‘오늘 흘린 땀이 내일엔 영광.’

기계체조 선수 양학선(23)은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이하 광주U대회)를 ‘뜀틀의 전설’로 등극하는 발판으로 삼고 싶다.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딴 그는 2016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도마((跳馬, 뜀틀) 금메달에 목말라하고 있다. 역대 올림픽에서 기계체조 남자 도마에서 2연패를 이룬 선수는 없다. 그의 고향 광주에서 7월 열리는 광주U대회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기 위한 전초전이다.

양학선은 광주 광산구 비아동에서 2.3㎏ 미숙아로 태어났다. 2남 중 막내인 그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는 혼자 있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놀이터 철봉 타는 것을 즐겼다. 3학년 때 광천초교 체조부에 가입하면서 선수의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양학선이 도마 기대주로 성장하기까지는 시련이 많았다. 광천초등학교는 체조부 훈련시설이 없어 인근에 있는 서림초등학교로 매일 원정훈련을 가야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는 잠시 체조를 그만둬야 했다. 어린 아들이 자꾸 손가락을 다치는 것이 마음에 걸려 부모가 운동하는 것을 반대했기 때문. 그러나 양학선의 재능을 알아차린 광천초교 이병추 체조부 감독이 양학선의 부모를 설득하면서 운동을 계속할 수 있었다.

 

광주U대회 조직위원회가 2012년 8월 양학선(사진 왼쪽 끝), 기보배(27·가운데·양궁), 최은숙(29·펜싱) 선수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들은 광주U대회를 알리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사진=광주U대회조직위원회 제공)
광주U대회 조직위원회가 2012년 8월 양학선(사진 왼쪽 끝), 기보배(27·가운데·양궁), 최은숙(29·펜싱) 선수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이들은 광주U대회를 알리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사진=광주U대회조직위원회)

 

오늘 흘린 땀 내일엔 영광…기초체력 다지며 피나는 훈련

양학선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도마 종목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광주체육고등학교 1학년 때 전국체육대회 남자체조 도마 부문에서 당당하게 1위를 하면서 자타가 인정하는 선수가 됐다.

양학선의 좌우명은 ‘오늘 흘린 땀이 내일엔 영광’이다. 승부사 기질이 강하고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피나는 훈련을 거듭하던 그는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중·고교 시절 두 번 정도 방황했다. 이때 그의 방황을 끝내는 데 도움을 준 사람은 오상봉 광주체고 선생님이었다. 오 교사는 양학선을 중 1때부터 고 3때까지 6년간 가르치고, 최근 2년간 태릉선수촌에서 지도를 하기도 했다. 양학선의 선수 생활 14년 중 무려 8년을 이끌고 있는 스승인 것.

오 교사는 “세계적인 선수를 길러냈다는 것은 스승이자 체육인으로서 오히려 큰 영광”이라고 말할 정도로 양학선의 인생에 버팀목 역할을 한 것에 자부심이 크다. 오 교사가 기억하는 양학선은 승부욕 강하고 심적 부담을 잘 견뎌내는 성격이었다.

사제(師弟) 간 신뢰는 세계를 제패한 도마 신기술 개발이라는 값진 성과로 나타났다. 양학선은 도마 종목 세계 최고 기술 중 하나로 평가받은 양학선 체조기술 1을 고등학교 3학년 때 개발했다. 양학선 체조기술 1은 공중에서 떠 있는 상태에서 몸을 세 바퀴(1080도) 비틀어 돈 후 정면으로 착지하는 것이다. 그는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 도마에서 이 기술로 우승을 차지한 뒤 자신의 이름을 딴 신기술로 국제체조연맹에 등재했다. 이후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도 양학선 체조기술 1을 구사해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의 꿈은 이뤄졌고, 현재 그의 부모는 전북 고창군 공음면에 새 집을 지어 살고 있다.

그는 2013년 외국의 경쟁 선수를 제치기 위해 공중에서 몸을 세 바퀴 반(1260도) 돌리는 양학선 체조기술 2를 개발했다. 하지만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과 국제체조연맹 주최 기계체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부상 때문에 부진한 성적을 냈다. 그는 이번 광주U대회를 자신감을 회복하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각오로 현재 태릉선수촌에서 기초체력을 다지며 피나는 훈련을 반복하고 있다.

체조 전문가들은 도마 남자선수는 25~28세 때가 체력, 기술에서 최고 전성기라고 말한다. 양학선이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과 그 이후 올림픽까지 금메달에 도전해 세계 기계체조 역사에 기록될 전설이 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도마의 전설이 되고 싶어 하는 ‘작은 거인’ 양학선은 광주U대회를 앞두고 국민들을 향해 이렇게 당부했다. “도마는 2초 동안 공중에 떠 있는 찰나에 몸과 감각을 집중해 승부합니다. 광주U대회 경기장에 오셔서 힘을 보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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