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골든타임 90초!…알아야 안전도 내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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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골든타임 90초!…알아야 안전도 내 것이 된다
  • 행정신문
  • 승인 2015.05.0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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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인천공항, 항공안전 체험교육장

 ‘앞으로는 김포국제공항, 인천국제공항에서 누구나 무료로 안전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근래 항공기 관련 사고가 뉴스에 자주 보도되고 있다. 지난 3월 24일에는 저먼윙스 항공기가 프랑스 남부 알프스에 추락하여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참사가 있었고, 4월 14일에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일본 히로시마공항에 착륙하다가 활주로를 이탈하면서 27명이 부상을 당한 사건이 있었다. 연이은 항공기 사고로 기내 안전과 안전수칙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걱정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현실이다. 

 

김포공항에 설치돼 있는 ‘항공안전 체험교육장’.
김포공항에 설치돼 있는 ‘항공안전 체험교육장’
 
국토교통부는 지난 15일, 부천대학교 항공서비스학과와 함께 항공안전 체험교육장 개소식을 갖고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항공안전 체험교육장은 2013년 7월, 샌프란시스코 항공 사고 당시 긴박한 비상탈출 순간에 일부 승객이 개인 물품을 갖고 비상슬라이드를 내려오는 잘못된 행동 사례가 발생한 것을 계기로 승객을 위한 안전교육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건의에 따라 설립했다.

 

19일, 필자가 직접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3층 출국장 왼편에 위치한 항공안전 체험교육장을 방문해봤다. 교육장 입구에서 말쑥한 정장을 입은 안내요원이 승객들을 반갑게 맞이해줬다. 이날 운영요원이었던 천민성(부천대학교 항공서비스학과 2학년) 씨는 항공안전 영상물 시청, 구명복과 산소마스크 사용법, 비상상황 발생 시 취해야 할 자세, 기내에 비치된 비상용품 등을 자세하게 설명해줬다.

 

이 날 항공안전 라운지 운영요원이었던 천민성(부천대 항공서비스학과)씨.
항공안전 라운지 운영요원 천민성(부천대 항공서비스학과) 씨가 구명복과 산소마스크 사용법 등을 자세하게 안내해주고 있다.
 
천 씨는 “설명 및 체험에는 약 15분 정도가 소요된다. 탑승 비행기를 기다리는 시간에 충분히 이용할 수 있으며, 실제로 입어보고 체험한다는 점에서 큰 경험이 될 수 있다.”며 안내를 도왔다.

교육장에는 기내와 비슷한 형태로 좌석이 만들어져 있었고, 앞좌석 뒷주머니에는 구명조끼와 산소마스크가 비치돼 있었다. 비행기를 탈 기회는 많아도 구명복, 산소마스크는 비상상황이 아닌 이상 만져볼 일이 없는데 실제로 비상용품을 보고 촉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었다.

 

 

구명복과 산소마스크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기내와 비슷한 형태로 좌석이 만들어져 있었다.
구명복과 산소마스크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기내와 비슷한 형태로 좌석이 만들어져 있다.
 
먼저, 기내 비상상황 시 해야 할 행동, 하지 말아야 할 행동에 대한 동영상 시청을 했다. 어린아이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영상이었다. 그리고 비상상황 시 좌석에 따라 어떻게 안전자세를 취하는지 설명을 듣고 직접 실습도 해볼 수 있었다. 필자는 기내 비상상황 시 ‘고개를 숙이고 몸을 낮춘다’가 올바른 자세인 줄 알았는데, 취하는 자세가 다양했다. 앞좌석이 없을 때, 앞좌석이 있을 때, 유아를 동반했을 때 모두 안전자세가 달랐다.

 

 

기내 비상상황시 취해야 할 안전자세.
기내 비상상황 시 취해야 할 안전자세

 

구명복과 산소마스크도 직접 착용해봤다. 실제로 착용해보니 신기하면서도 ‘비상상황에 대비해서 사용법과 위치를 정확히 알고 있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산소마스크는 기내 산소량이 떨어지면 저절로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고, 구명복은 좌석 아래에 비치돼 있다. 산소마스크는 어른이 먼저 착용한 뒤 아이의 착용을 도와주어야 한다. 아이부터 착용시켜 주다가 어른이 산소 부족으로 의식을 잃으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도 처음으로 비상장비들을 착용해 보았다.
구명복과 산소마스크를 직접 착용해봤다.
 
구명복은 착용한 다음 허리에 고정시키고 양 옆에 있는 줄을 잡아당겨 부풀려야 한다. 충분히 부풀지 않았을 경우에는 양쪽에 있는 고무관을 힘껏 불어 공기를 주입하면 된다. 구명복 부풀리기는 반드시 탈출 직전 행해야 한다. 기내에서 부풀렸다가는 빠른 이동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항공 비상탈출 골든타임인 ‘90초’를 늘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모든 운송용 여객기는 국제 항공안전 기준에 따라 90초 이내에 탑승인원 전원이 탈출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90초면 매우 짧은 시간이다. 따라서 비상장비의 사용법을 정확히 숙지해야만 골든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방문하면 구명복, 산소마스크를 착용해볼 수 있다.
교육장에 방문하면 구명복, 산소마스크를 착용해볼 수 있다.
 
주변을 거닐던 한 어르신은 우리쪽을 유심히 보면서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나요? 비행기는 자주 타는데 실제로 볼 일이 없어서... 지금은 비행기 시간이 다 돼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들를게요.”라며 흡족한 미소를 보였다.

 

체험장 옆쪽에는 기내에 구비된 상비약 및 승객들을 위한 각종 비상용품들이 전시돼 있었다. 천 씨는 “바닷물을 음용수로 바꾸는 도구, 구조대의 눈에 띄게 하는 형광물질, 비상용 물, 비상식량 등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비상용품들이 기내에 있다.”고 말했다.

 

기내에는 아주 많은 비상용품들이 구비돼 있다.
기내에는 아주 많은 비상용품들이 구비돼 있다.
 
천 씨는 “항공서비스를 전공하는 우리도 구명복과 산소마스크를 처음 접해봐서 정말 신기하다. 사람들에게 실제 사용법을 알려주는 봉사를 할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필자가 인터뷰를 하는 도중에도 가족 단위의 승객들이 체험장을 둘러보거나 요원에게 안내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 부모님은 구명복을 입고 있는 필자에게 “실제로 입을 수 있는 건가요?”라며 묻기도 했다. 어떻게 여기에 발걸음을 하게 됐냐는 필자의 질문에는 “멀리서도 눈에 띈다. 실제 와보니 무엇보다도 입고 만져볼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체험장을 방문한 아이들이 설명을 경청하며 스스로 구명복을 입고, 산소마스크를 끼우는 모습을 보며 이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공기를 탑승하면 으레 듣는 기내 안전방송이 정말 중요한 내용이라는 점도 새삼 깨닫게 된다. 기내 비상용품에 대한 사용법 숙지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공항 방문 시 잠시라도 들러 안전을 챙겨가도록 하자!

** 항공안전 체험교육장 위치
 ▶김포국제공항 : 국제선 청사 3층 출국장 입구 좌측편
 ▶인천국제공항 : 교통센터 내 공항철도 출입구 앞
** 운영시간 : 06:00~20:30(운영요원 상주시간 : 10:0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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