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병 정신으로 우뚝 선 제천 향토문화의 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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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병 정신으로 우뚝 선 제천 향토문화의 산실
  • 행정신문
  • 승인 2016.03.2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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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선진국은 문화 GNP 격상될 때 가능하죠”

 

Culture/제천문화원

 

의병 정신으로 우뚝 선 제천향토문화의 산실

 

“진정한 선진국은 문화 GNP 격상될 때 가능하죠”

 

제천문화원(원장 이해권)은 전국에 문화원이 10개도 되지 않던 시절인 1958년도에 설립되었다. 이는 제천의 독특한 역사에서 비롯되었다.

“문화원은 지역의 고유문화나 예부터 내려온 특수문화를 개발하여 계승·보존하자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인데 1953년도에 서울을 되찾고 미문화원이 생긴 것이 최초의 문화원이지요. 그리고 58년도에 제천에 문화원이 설립된 것은 의병을 대표하는 도시이기 때문인 것으로 봅니다.”

일제에 항거하는 의병활동이 제천에서 대규모로 일어났고, 빼앗긴 고유문화를 되찾자는 의미에서 지방 소도시이지만 의병을 대표하는 도시로 그 정신을 이어받기 위해 문화원이 일찍이 설립되었다는 이해권 원장의 설명이다.

 

 

잘못된 역사 바로 잡고 역사적 인물 예우해야

 

이 원장은 잘못 알려진 역사를 바로 잡고 재조명할 필요를 느껴 문화원장의 자리를 맡게 되었다고 말한다. 일례로 고종황제를 도와 일본을 견제하려다가 계획이 들통나면서 왕권을 차지할 목적으로 반란을 일으켰다는 누명을 쓴 당시 평양대장 이도철에 대해 역사 교과서는 여전히 내란자로 지목한다.

“당시 고종이 시켰냐는 고문에도 국모가 죽었는데 통탄하지 않을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내가 무엇을 위해 앞장섰겠는가. 조선의 남자로 태어나 국가에 충성하지 못하고 어머니께 효도하지 못하고 가는 것이 통탄하지 너희 손에 붙들려 죽는 것은 서운한 것이 없다고 명언을 남겼습니다. 이듬해 고종이 잘못된 재판을 되돌리고 정2품으로 추서하는 교지를 내렸는데, 그 교지를 내가 가지고 있어요. 그럼에도 국가보훈처에서는 인정을 안 해요. 을미사변 이후 명성황후 시해에 대해 복수를 하겠다고 제천에서 일어난 것이 을미의병이에요.”

뿐만 아니라 그는 제천에서 의병활동을 하다가 돌아가신 분들의 묘를 찾아 벌초 및 관리를 하는 것도 제천문화원이 할 일이라고 말한다.

“의병하다 돌아가신 분이 제천에는 동네마다 묻혀 있어요. 의병 후예로 독립운동한 분들 후손들은 지금 3대, 4대가 다 못 살아요. 재산 물려주지 못하고, 아이들 글 못 가르쳐서 잘 살 수가 없어요. 의병하다 돌아가신 조상들 벌초 안 할 수가 없고 멀리 타 지역 가서 사는 사람들도 때마다 와서 벌초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닙니다.”

문제는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은 42명만 의병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역사가 조명하지 못한 이들도 모두 찾아 그 예우를 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잘못 쓰인 역사를 되돌리는 것, 국가가 의로운 죽음을 정성을 다해 기리는 것이 대한민국의 문화를 한층 격상 시키는 일이라는 것이다.

 

문화 선진국으로 가는 길

 

이 원장은 경제 GNP가 올라간다고 선진국이 아니라 문화 수준과 의식이 고양될 때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설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스가 모노토리움 선언해서 부도가 났어도 후진국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유럽 지식인들은 한국을 어쩌다 갑자기 잘 살게 되어서 잔뜩 먹고 돈을 주고 살 빼는 사람들이라며 비난합니다. 우리는 오천년 찬란한 역사문화가 있는데 발표가 안 되고 묻히는 것이죠. 이것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우리가 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그는 정부차원에서 문화융성의 기치를 내걸고 문화사업에 역점을 두는 것에 높은 평가를 한다. 한편 정부의 문화사업 진행 방향과 달리 지방자치제가 도입되면서 문화에 대한 지원이 보조를 맞추지 못하는 상황을 개탄한다.

“예전에는 문화체육관광부가 국고를 지원해서 문화원을 관리했어요. 그런데 지방자치제가 되면서 권한이 다 지방으로 이양되었지요. 문화원장은 무보수 명예직이에요. 운영의 상당 비용을 내가 부담합니다. 이렇게 웃긴 나라가 어디 있어요.”

지자체가 되면서 문체부 장관이 예산을 도지사에게 주면, 또 그것이 시장 군수에게 넘어가는데, 예산집행이 재량에 맡겨지니 운영의 어려움이 많다고 말하며 시스템의 문제를 지적한다.

예산 지원뿐만 아니라 문화원장 선거제에 대해서도 그는 난색을 표했다.

“난 작년 6월에 추대를 받아 원장 취임을 했는데, 누가 후보등록을 하면 사임할 생각이었어요. 이건 경쟁자리가 아니에요. 문화원은 돈벌이 하는 기관이 아니고 애정이 있는 사람이 돈 쓰는 자리인데, 왜 투표를 합니까.”

마찬가지로 공자의 제사를 모시는 향교의 전교, 동네 어른을 모시고 혜안을 듣는 노인회장 등의 자리 역시 선거제가 아닌 추대 형식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천 고유 문화 위상 높여야

 

이 원장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저수지인 제천 의림지를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것에 공을 들여왔다.

“해발 240M로 물이 다 흘러 내려가는 분지에 농사짓게 하려고 삼한시대에 만들어졌다는 제천의림지 아주 대단한 거예요. 많은 이들에게 수혜를 주기 위해 만들어진 이런 저수지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또한 호남과 호서를 구분하는 기점이 의림지이므로 충주와 제천 인근에 호서제일문을 세우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런 내용을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고 전승되지 않으면 모르는 거지요.”

전국에서 유일하게 박물관이 하나도 없는 곳이 제천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하는 이해권 원장은 고유 문화에 대한 관의 관심과 상식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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