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토속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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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토속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 행정신문
  • 승인 2016.03.2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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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닭갈비 정체성 해외에 각인시키다

Food/춘천 닭갈비 영농조합법인

 

가장 토속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춘천 닭갈비 정체성 해외에 각인시키다

 

   
▲ "춘천의 대표적 먹거리인 춘천 닭갈비와 관광명소를 취재진에 소개하고 있는" 춘천닭갈비영농조합 이두룡 대표이사.

약 20여년 전, 무작정 기차를 타고 춘천으로 향하던 날이 있었다. 울긋불긋 단풍잎으로 물든 춘천은 내 젊은날처럼 너무 아름다웠다.

“춘천이면 무조건 닭갈비지!”

초행길이던 춘천의 거리를 헤매고 헤매 찾아낸 닭갈비 맛집. 닭갈비 가게들이 줄지어 있던 어느 골목으로 기억이 나는데 그 날 먹은 닭갈비는 아직도 내가 지금껏 먹어본 닭갈비중에 최고였다. 친한 나의 친구들 때문이었는지 또한 기분 좋은 가을날씨 때문이었는지 모르지만, 내가 먹어본 닭갈비 중에 가장 ‘닭갈비다운’ 맛이었다.

그렇다면 왜 춘천은 닭갈비가 유명할까?

춘천은 예로부터 지리적으로 양계업이 발전해왔다. 닭갈비의 시작은 양계농가들 사이에서 출하를 마치고 남은 닭을 잡아 돌판에 구워 소금장과 먹던 것이 그 시초가 되었다. 그 후 닭갈비에 양념을 하기 시작하면서 요리가 되었는데, 초기의 춘천의 식당에서 손님에게 팔던 것은 숯불이나 연탄불 주위에 옹기종기 모여 먹는 술안주였다. 주로 학생들과 군인들이 주고객이었는데 그 당시 춘천 인근에서 근무한 군인과 학생들은 아직도 그때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그 이후 80년대 후반에 들어서서는 닭갈비가 외식메뉴 중 빠지지 않는 유명한 음식이 되었다.

 

춘천의 닭으로 춘천의 닭갈비를 만든다

 

춘천에는 춘천닭갈비의 명성을 유지하고 닭갈비의 세계화를 위하여 춘천의 양축농가와 관련업체가 합심하여 결성된 ‘춘천닭갈비 영농법인’이 있다.

“춘천닭갈비 영농법인에서는 춘천의 양축농가가 안정적인 생산을 하고, 또 생산한 것이 닭갈비 식당에서 잘 팔리도록 하는 일을 합니다. 이는 나아가 춘천의 농가도 살고 상가도 살고 지역브랜드에도 일조하는 일이죠”

춘천닭갈비 영농법인은 춘천닭갈비의 주 재료인 닭을 청정지역 춘천에 위치한 회원농장에서 직접 생산하고 가공하여 원료의 신선함을 그대로 유지시키며 유통 과정을 최소화하여 손님들이 안심하고 드실수 있도록 하고 있다.

춘천닭갈비 영농법인의 이두룡 대표이사는 춘천닭갈비에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는 양념을 사용하여 닭고기 본연의 맛을 살리고 있었다.

“저희는 MSG는 물론이고, 캡사이신, 심지어 설탕도 쓰지 않습니다. 소금도 죽염만 쓰고요. 그래야 춘천닭갈비의 원래 맛을 살릴수 있습니다. 게다가 신선한 춘천산 닭고기를 사용하니 수입육이나 냉동육으로 만드는 것과는 비교할수 없는 맛이죠. ”

춘천닭갈비 영농법인에는 12개의 양축농가와 30여개 닭갈비 상가가 힘을 합치고 있다. 또한 닭갈비 프랜차이즈는 경기도 전라도 등의 전국과 해외 지사를 두고 있다.

 

해외로 뻗어나가는 춘천 닭갈비

 

“직접 춘천에 와서 닭갈비를 드셔 보세요. 다른 지역에서 먹는 닭갈비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춘천 현지의 닭갈비는 일반 닭갈비에 비해 닭고기와 야채즙이 어우러져 더 바삭합니다. 또 그 맛은 철판의 영향도 크지요.”

또한 춘천닭갈비 영농조합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진출해 있는데, ‘미국 뉴욕’,‘베트남’,‘중국’에서 현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물론 현지화도 필요하지만, 저는 현지화보다는 우리의 전통적인 맛을 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맛의 정체성을 잃지 말아야 해요.”

이두룡 대표이사는 해외에서도 춘천 닭갈비의 한국적인 요소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 그래야 한국 음식의 우수성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닭갈비는 주방이 아닌 손님 테이블에서 직접 익혀서 바로 먹잖아요. 외국에는 이러한 문화가 없어요. 주방에서 100% 완성되어 나오죠. 그래서 현지인들은 이러한 한국문화를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아주 재미있어합니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테이블에서 익혀먹는 문화가 외국에서는 색다른 체험으로 한국을 알리고 있다니 생각만 해도 뿌듯한 기분이다.

춘천닭갈비 영농조합법인 이두룡 대표이사는 ‘가장 토속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는 생각으로 세계 속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지켜나가고 있었다.

“내 것의 소중함을 잊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원래 한국음식인데 일본이 가져가서 일본 음식처럼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음식들도 있지 않습니까. 이 얼마나 억울한 일입니까. 고기요리의 역사가 없는 일본에서 우리의 불고기를 자기나라 음식처럼 포장하고 있다는데 정말 땅을 칠 일입니다.“

이두룡 대표이사는 우수한 우리나라 음식을 지켜나가는 것이 참된 애국이라고 이야기하였다.

춘천에서 생산되는 닭이 춘천닭갈비 음식점에서 춘천의 명물로 만들어진다. 또한 이것은 닭고기의 신선함 문제를 넘어서서 춘천의 지역경제를 살리는 중요한 일이다.

‘춘천닭갈비 영농조합법인’의 일이 잘 되면 잘 될수록, 춘천의 지역경제는 더 살아나고 닭갈비를 먹기 위해 춘천으로 찾아오는 관광객은 더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먹거리 여행’이 대세다. 맛집을 찾아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이 많아진 만큼, 지금처럼 춘천닭갈비 그 본연의 맛을 잘 살린다면 ‘춘천닭갈비’는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더 유명한 한국음식으로 거듭날 것이다.

취재 춘천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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